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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사 메이슨 모리스(Mason Morris)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들이 문을 닫기 전, 써니힐스 고등학교(Sunny Hills High School)에서 행정 업무를 맡고 있었다. 팬데믹이 대학 입시 시험에 끼친 영향을 돌아보며, 그는 교실 안 학생들의 학구적인 태도를 떠올렸다.
“학생들이 특히 10학년부터 11, 12학년 때까지 SAT 준비를 꾸준히 하던 게 기억나요,” 모리스는 말했다. “11학년 때는 특히 시험을 한두 번, 많게는 여러 번 보면서 원하는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했었죠.”
하지만 2020년 3월 이후,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와 ACT를 주관하는 ACT Inc. 측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봉쇄 조치로 인해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생들은 네바다, 애리조나 등 다른 주로 원정 시험을 떠나야 했다.
11학년인 리아 지(Rhea Ji)는 9학년 때 SAT를 치르기 위해 애리조나를 방문했다.
“그때 SAT를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애리조나였어요,” 지는 말했다. “가까운 곳에서 시험을 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아쉬웠어요.”
팬데믹 발생 한 달 뒤, UC(캘리포니아 대학교) 시스템은 SAT/ACT 점수 제출을 입학 요건에서 제외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주립대(California State University) 역시 2022년 3월 이를 따랐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이를 반긴 것은 아니었다.
“학교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게 더 공정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일부 학교는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하거든요,” 지는 말했다.
9학년생 비비아나 김(Viviana Kim)도 이에 동의하며, 입시에 시험 점수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험 점수가 있으면 대학이 지원자의 학업 능력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요. 물론 유일한 평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지원자 풀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은 말했다.
‘시험 선택 제출’과 ‘점수 미반영’
2020년부터 대학 입학 사이트에는 ‘시험 선택 제출(test-optional)’과 ‘시험 점수 미반영(test-blind)’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시험 선택 제출’은 지원자가 점수 제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시험 무시’는 아예 점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리스는 이러한 변화 역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미 SAT나 ACT를 준비해온 학생들에게는 꽤 힘든 변화였어요. 이제는 시험을 볼 필요가 없어졌으니까요,” 그는 말했다.
하지만 usnews.com에 따르면 최근 추세는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칼리지보드는 올해만 19개 사립대학과 35개 공립대학이 새롭게 SAT 또는 ACT 점수 제출을 다시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학과 진로센터의 제네시스 페레즈(Genesis Perez) 지도 보조원은 이런 흐름에 아쉬움을 표했다.
“시험 점수 요구를 없애는 건 학생들에게 유익해요. 시험 점수 하나로 학생이 무엇을 아는지 다 알 수는 없으니까요,” 페레즈는 말했다.
반면, 지난해 10월 SAT를 치른 김은 다른 의견을 밝혔다.
“유명 대학들이 다시 SAT나 ACT 점수를 요구하는 건, 지원자의 학업 수준을 보다 잘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요,” 김은 말했다. “물론 이 시험들이 학생의 모든 역량을 완전히 보여주지는 않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대략적인 수준을 가늠할 수 있죠.”
AP 통계학 교사 케리 모리타(Kari Morita) 역시 일부 대학들이 다시 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SAT가 최고의 평가 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여러 지표 중 하나로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리타는 설명했다. “SAT가 학생 배치에 도움이 됐을 수도 있고, 아니면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겠죠.”
종이에서 디지털로
1926년부터 2023년까지 SAT는 종이 시험으로 치러졌고, ACT 역시 1959년부터 2025년까지 종이 시험 형태였다. 하지만 2년 전, 칼리지보드는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디지털 SAT를 도입했다. 미국 학생들은 지난해 3월 9일 처음 디지털 SAT를 응시했으며, 2023년 12월 마지막 종이 시험 이후 현재는 디지털 시험만 진행되고 있다.
팬데믹과 관계없이 디지털화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없었더라도 기술 발전 덕분에 디지털화는 불가피했을 거예요,” 지는 말했다. 그녀는 2024년 8월과 10월 두 차례 디지털 SAT를 응시했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디지털 SAT의 주요 장점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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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시간이 단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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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쓰기 섹션의 지문 길이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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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섹션 전 구간에서 계산기 사용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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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기 지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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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학생마다 고유한 시험 문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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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험 시간이 짧아짐
과학 교사 데이비드 김(David Kim)은 디지털 시험이 더 공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은 알고리즘을 통해 난이도를 조정해요. 종이 시험은 모두 같은 문제를 풀지만, 디지털은 잘 풀수록 문제 난이도가 올라가서 학생 수준에 맞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김은 설명했다.
지에 따르면, 그는 칼리지보드의 시험 앱 ‘블루북(Bluebook)‘을 통해 디지털 SAT를 준비했다.
“저는 따로 과외를 받지 않고, 블루북에 있는 모의고사와 인터넷 자료로 연습했어요,” 지는 말했다.
모리타 교사는 학생들의 반응을 전하며, 디지털 시험이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제 AP 수업에서는 디지털이든 아니든 별 차이가 없었어요,” 그녀는 말했다.
SAT 디지털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사전 점검을 통해 기기를 등록하고 블루북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저는 전혀 걱정하거나 헷갈리지 않았어요. 칼리지보드 웹사이트에 설명이 잘 되어 있었거든요,” 지는 말했다.
한편, ACT는 여전히 종이 시험과 온라인 시험 두 가지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ACT에 따르면 디지털 시험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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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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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험 시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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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당 풀이 시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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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문항 선택지 수 5개에서 4개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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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섹션 선택 응시 가능
SAT 점수가 필요한 대학에 지원할 예정인 지는 자신의 성적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열심히 연습하니까 원하는 평균 점수에 도달할 수 있었어요,” 지는 말했다.
The Accolade의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2월 13일 목요일부터 4월 2일 수요일까지 진행된 설문에서 COVID-19 팬데믹 발생 5년이 지난 현재, 표준화된 시험 점수를 필수로 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22명에 불과하며, 86명은 반대하고 20명은 이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